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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뉴스레터] 조직문화 뉴스레터 8호

7분 전
2분 분량

C에게 보내는 편지


"우리는 서로의 사정을 얼마나 알고 일할까요?"


 

C님께,

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?

메일 한 통, 메신저 한 줄, 회의에서 오간 짧은 말 하나 때문에

“왜 저 팀은 저렇게 일하지?”라는 생각이 스친 적은 없으셨나요.

그런데 반대편에서도 어쩌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모릅니다.

“왜 저 팀은 우리 사정은 생각하지 않을까?”

같은 회사에서 같은 목표를 향해 일해도,

서 있는 자리가 다르면 보이는 풍경도 조금씩 다르니까요.

 

 

장면 1. 수많은 여우 중 한 마리

 

생텍쥐페리의 『어린 왕자』에서 어린 왕자는 여우를 만납니다.

함께 놀자는 어린 왕자에게 여우는 자신이 아직 ‘길들여지지 않았다’고 말합니다.

어린 왕자가 묻습니다.

“길들인다는 게 뭐야?”

여우는 답합니다.

“관계를 만든다는 뜻이야.”

지금 어린 왕자는 여우에게 수많은 아이 중 한 명일 뿐이고,

여우도 어린 왕자에게 수많은 여우 중 한 마리일 뿐입니다.

하지만 시간을 들여 관계를 맺고 나면 달라집니다.

서로가 더 이상 ‘수많은 누군가 중 하나’가 아니라 '세상에 하나뿐인 존재'가 됩니다.




회사에서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.

우리는 종종 사람보다 먼저 역할을 만납니다.

‘인사팀 담당자’

‘개발팀’

‘현장’

‘본사’

일을 빨리 처리하려면 편리한 이름들입니다.

하지만 그 이름 뒤에는

각자의 일정이 있고, 목표가 있고, 우리가 모르는 사정과 제약이 있습니다.

그 사실을 알기 전까지 상대는 쉽게 ‘저 팀’으로 남습니다.

공감은 어쩌면 여기서 시작됩니다.

상대의 감정을 똑같이 느끼는 것보다 먼저,

“저 사람이 서 있는 자리에서는 이 일이 어떻게 보일까?”

한번 생각해보는 것에서요.


장면 2. 보고, 듣고, 부드럽게 만들고, 움직이는 것

 

마케팅 및 조직문화 전문가인 박웅현은 『해적의 시대를 건너는 법』에서

오랫동안 일을 하며 붙잡게 된 네 글자를 이야기합니다.

보고, 듣고, 부드럽게 만들고, 행동하는 것.

저는 이 네 글자가 공감의 방식과도 꽤 닮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.

見[견].

“왜 저럴까?”라고 판단하기 전에 조금 더 들여다봅니다.

聞[문].

추측하기보다 물어봅니다.

“지금 가장 어려운 게 뭐예요?”

“제가 놓치고 있는 게 있을까요?”

그리고 답을 끝까지 듣습니다.

軟[연].

상대가 자신의 사정을 말할 수 있게 합니다.

“그 일정은 어렵습니다.”

“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.”

이런 말도 부담 없이 나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듭니다.

行[행].

그리고 들은 것을 실제 일에 반영합니다.

일정을 다시 맞춰보고,

요청 방식을 조금 바꾸고,

필요한 정보를 먼저 건넵니다.

공감은 “그랬군요”라고 말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.

알게 된 만큼, 내가 하는 방식도 조금 달라지는 것.

그게 회사에서 필요한 공감에 더 가깝지 않을까요.


서로를 바라보는 데서, 같은 곳을 바라보는 데로

 

그렇다고 공감이 모든 의견에 동의하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.

“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이해합니다.

하지만 회사 전체를 생각하면 다른 선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.”

이 역시 충분히 공감적인 대화일 수 있습니다.

회사에서 공감이 필요한 이유는

서로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서만은 아닐 것입니다.

“우리 팀은 맞고 저 팀은 틀리다”에서 멈추지 않고,

“우리가 함께 해결하려는 문제는 무엇이지?”

라고 다시 물을 수 있기 위해서입니다.

공감은 서로를 바라보는 데서 시작하지만,

결국은 같은 곳을 바라보기 위한 능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.



“요즘 어떻게 지내?”

 

C님,

『어린 왕자』의 여우는 길들이는 방법을 이렇게 알려줍니다.

처음에는 조금 떨어져 앉으라고, 그리고 날마다 조금씩 더 가까이 앉으라고.

회사에서 모든 사람과 친해질 필요는 없습니다.

다만 자주 함께 일하는 사람이

언제까지나 ‘어느 팀의 누구’로만 남지 않게 할 수는 있습니다.

이번 주에는 자주 협업하지만

의외로 잘 모르는 동료 한 사람에게 한번 물어보면 어떨까요.

“요즘 어떻게 지내세요?”

혹은 일을 하다가,

“제가 요청드린 이 일이 그쪽에서는 어떻게 보이나요?”

라고 한 번 물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.

상대를 ‘저 팀’에서 '한 사람'으로 다시 보는 것.

그리고 그 사람이 서 있는 자리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.

C님의 이번 주에

그런 질문 하나가 놓였다면,

이 편지는 제 몫을 다한 셈입니다.


 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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